[성명서] 식약처의 제네릭 품질검증사업은 국내 복제약의 품질과 효능에 문제가 많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재확인해 주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15개 품목에 대한 품질연구를 실시한 결과, 연구 대상 모두 품질이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제품 별로 함량시험, 용출시험 등의 품질관리시험과 제조단위 간 품질 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비교용출시험 등의 의약품동등성시험(이하 의동성시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품질관리시험에서는 연구대상 모두 제조 당시 허가받은 품질 기준을 만족하였고 유통기간 경과에 따른 품질 변화도 없었으며, 의약품동등성시험에서는 모든 제품이 제조단위 간 품질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에서 약간 차이는 있었으나 안전성·유효성에는 문제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원협회가 식약처의 자료를 분석한 바 식약처의 결과 해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1) 의약품동등성시험 기준을 초과한 약이 6개 품목이나 된다.
생동성시험을 한 5개 제품 중 2개가 생동성 범위를, 비교용출시험을 한 10개 제품 중 4개가 비교용출 범위를 초과하여, 전체 연구대상의 40%에 달하는 6개 제품이 기준을 초과하였다. 복제약이 허가를 받으려면 오리지널약을 대조약으로 한 생동성시험을 통해 생물학적 동등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만약 생동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아예 시판허가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단지 제조번호가 다를 뿐인 동일한 의약품간의 생동성시험에서 생동성 범위를 벗어난 것은 동일한 약이 아니거나 동일한 약효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이 결과에 대해 “모든 제조단위가 제품별 품질기준에 적합하고, 품질기준에 적합한 각각의 제조단위간 품질 변화정도는 치료효과나 부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님”이라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 결과를 인용하여 안전성·유효성에는 문제없는 수준이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는 곧 품질기준에 적합하면 의동성시험에서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약효나 부작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연구결과를 왜곡하는 아주 잘못된 해명이다. 그렇다면 함량과 용출시험과 같은 실험실 비이커 시험만 하면 되지 많은 돈을 들여 생동성과 비교용출시험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품질관리시험은 두 제품간 동등성 확인의 아주 기초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함량시험이나 용출시험에서 차이가 난다면 의동성시험을 아예 할 필요가 없다. 품질관리시험에서 적합하다고 판정된 의약품에 대해 실제 인체에서도 동등한 효과를 나타낼 것인지를 평가하는 시험이 바로 특히 생동성시험인 것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의동성시험에서 기준을 초과한 6개 제품에 대해 즉각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2) 국내 복제약 8개 중 5개 품목이 의동성 기준을 초과하였다.
이번 연구대상 의약품은 7품목이 오리지널약이고 8품목이 복제약이다. 그런데 오리지널약 7품목 중 단지 1개 제품(일양약품 디세텔정)만이 의동성 기준을 초과한 반면, 복제약은 8품목 중 5개 제품(대우제약 모사딜정, 한림제약 피도빅스정, 한국유니온제약 에손정, 씨트리 로자틴정,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파모티딘정)이 의동성 기준을 초과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4개의 다국적제약사(한국화이자제약,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로슈, 한국릴리)가 생산하는 4개의 오리지널약 중 단 한 품목도 의동성시험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 이는 결국 다국적제약사가 생산하는 오리지널약에 비해 국내 제약사가 생산하는 복제약의 품질과 효능에 문제가 많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전혀 틀리지 않았음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식약처는 국내 복제약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네릭 품질검증사업을 시행하였다. 이를 위해 처음에는 복제약과 오리지널약의 효능을 직접 비교하는 연구를 하고자 했으나 제약업계의 우려 제기로 국내 유통 의약품이 허가받은 대로 제조되어 유통·판매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품질연구사업으로 변질돼 버린 것이다.
본 회는 금번 식약처의 제네릭 품질검증사업을 통해 국내 생산 복제약의 품질과 효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재확인된 사실에 대해 큰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제약산업을 육성한다며 정부로부터 높은 약가를 책정받고 수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품질과 효능에 문제가 있는 약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향후 국내 복제약의 품질과 효능을 오리지널약과 비교하는 연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여 부디 국민들이 국내 복제약에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15년 09월 10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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