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진엽 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본 회의 입장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 교체 인사를 전격 단행하여, 신임 장관에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내정하였다. 메르스 사태로 의료 전문가가 보건의료의 수장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의식한 인사로 평가되며, 본 회 역시 이 부분은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본 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첫째, 의료계는 메르스 사태로 확인된 후진적 의료제도의 개선을 위해 보건부 독립 또는 의료전문가를 등용하는 복수차관제 도입을 건의하여 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수장에 의사 출신 장관을 내정함으로써, 후진적 보건복지부 행정 시스템은 그대로 둔 채, 단지 의사 출신 장관 임명이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보건부 독립 또는 복수차관제라는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둘째, 과거 정 내정자의 원격의료에 대한 행보에 대한 우려이다. 정 내정자는 "원격진료서비스 시스템 및 방법"에 대한 특허를 비롯하여 원격의료와 관련된 여러 특허가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 원격의료시스템 개발에 깊이 관여하였고, 2012년도에는 웰니스융합포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웰니스기기 분류에도 관여했을 개연성이 크다. 즉, 박 대통령은 정 내정자 인선을 통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원격의료를 더욱 강하게 추진하고, 유사의료행위를 조장할 수 있는 웰니스기기 분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본 회는 박대통령의 정 내정자 인선이 메르스 사태로 확인된 후진적 보건복지 행정을 의료전문가인 의사가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의도이길 바란다. 정 내정자는 본 회의 우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본 회의 우려가 기우임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보건부 분리를 추진하고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제도를 수정해 나가는 첨병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본 회의 우려대로 대기업 이익만을 위한 원격의료 확대를 강행하려 하거나, 의료산업화를 위해 의료제도를 더욱 왜곡시킨다면 본 회는 정 내정자의 장관 임명을 반대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2015년 8월 6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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