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를 보건복지산업부로 개명하라"

대한의원협회, 약가제도 개정안 입법예고 즉각 철회 촉구

김은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약가산정 기준을 합리화하고 약가관리 대상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약가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대한의원협회가 ‘제약사 퍼주기’에 불과하다며 개정안 입법예고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원협회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약가제도 개선안은 건강보험 약가제도의 근간을 이뤄왔던 선별등재방식과 공단 협상절차를 복지부 스스로 와해시킨 개악안”이라며 “신약개발 유인 제고와 같은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워 제약사에 높은 약가라는 선물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건강보험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보장성 확대계획으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 산업 육성에까지 건보재정을 사용한다는 것은 건강보험 가입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복지부가 오로지 제약 산업 육성과 영리자법인설립 허용, 원격의료 도입 등 보건복지 분야 산업 활성화에만 관심이 집중된 것을 보면 보건복지부를 아예 보건복지산업부로 개명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료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15.4%)보다 1.3배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국내 등재신약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약가를 높여준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OECD 평균보다 국내 등재신약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약가를 높게 주면 조금씩 줄어들던 약품비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게 된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국민의료비 구성항목 중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치는 오로지 약품비라는 것을 복지부는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체 건강보험급여액의 상당한 영향을 주는 약가제도에 공급자와 가입자가 전혀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것 역시 대단히 큰 문제”라면서 “오로지 제약회사의 의견만을 받아들여 약가정책을 세우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만 야기하는 것이다. 제약사 퍼주기에 불과한 개정안 입법예고를 철회하고 약가정책에 공급자와 가입자를 적극 참여시킬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