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선, 건보공단 '현지확인 절차' 불만
의원협 연수강좌서 ...직원 처벌 규정 만들어야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대해 자료제출, 현지확인을 요구할 때 만들어놓은 지침을 스스로 지키지 않고 있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은 지난 2일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추계연수강좌 ‘내일 바로 도움이 되는 실전 진료가이드 2014’를 개최했다.
이날 연수강좌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현지확인 절차상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날 의원협회는 협회로 제보된 건보공단 자료제출에 대한 17건의 사례와 현지확인과 관련된 32건 사례를 분석한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윤용선 회장은 “건보공단의 현지확인, 자료제출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 통계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 분석해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다”며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현지확인과 관련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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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선 회장. |
윤 회장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자료제출은 원칙적으로 동일유형 5건 미만시 자체환수하고, 5건 이상 시 해당 부당유형에 한정해 사유, 기간, 대상항목 등을 명시해 최대 6개월 진료분 범위내에서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지만 실제론 이 같은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6개월치 자료제출을 요구한 경우가 11건(65%)이었고 6개월 이상 자료를 요구한 경우도 2건이었다.
본래 요양기관 방문확인 대상 자료요청 및 확인대상 기간은 6개월이 원칙이며 이 이상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역본부장의 승인이 있은 후에 실시할 수 있는데 이런 원칙이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윤 회장은 “1달치 전체환자 진료기록이나 6개월치 예방접종 명단을 요구하는 황당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의무적으로 비치하지 않아도 되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용선 회장은 현지확인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건보공단의 현지확인 원칙을 살펴보면 자료의 위·변조 또는 증거인멸 등이 우려되는 경우에 자료제출 요구없이 바로 방문해 확인을 할 수 있는데 32건의 공단 현지확인 사례 중 20건이 사전 자료제출 요구없이 현지확인을 시행했다는 것.
윤 회장은 “자료의 위조, 변조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사전 자료제출 없이 현지확인이 가능하지만 63%가 사전자료제출 요구 없이 나온 것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건보공단이 판단한 것”이라며 “이는 객관적 규정이나 근거가 아닌 공단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통보 여부가 파악된 사례 28건 중에 사전통보가 없었던 사례도 4건이나 된다”며 “자료의 위·변조나 증거인멸, 인력확인, 긴급을 요하는 경우 사전고지 없이 현지확인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건보공단의 자의적 판단에 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보공단 스스로 정한 원칙도 지키지 않고 있는데다 여전히 고압적인 분위기에서 현지확인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건보공단이 현지확인 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는 건 이를 마땅히 규제할만한 처벌규정이 없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은 “절차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건 이에 대한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다”며 “보다 세밀한 규정이 필요하고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처벌 규정을 명시화해 건보공단 직원의 횡포를 미연에 방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건보공단에서는 자료제출 및 현지확인 행위를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지침(SOP)에 따라 행하고 있는데 SOP는 내용 자체가 매우 부실하다”며 “오늘 의원협회에서 만든 자료를 근거로 SOP의 개선을 요구할 것이며 가장 중요한 처벌규정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윤용선 회장은 “건보공단과 요양기관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보험자와 공급자의 관계”라며 “서로 억울해할 수 있는 규정을 가지고 현지확인이나 자료제출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이지 피해자 입장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윤회장은 원격의료 반대를 두고 의협 집행부과 비대위 간의 불협화음이 있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윤 회장은 “개인적으로 집행부와 비대위가 외치는 것은 같다”며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 목표가 같으면 당연히 화합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목적이 하나라면 기술적인 방법은 협의하면 되는 것이고 회원을 위해서 가져야될 모습이라던가 자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깨달아야한다”며 “같은 목표하에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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