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비뇨기과 개원의 자살 사건으로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 지침(SOP) 개선안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을 접한 의료계의 반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개선안"이라는 비난
일색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은 3일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 지침 개선안을 홈페이지 내부규정자료실에
올려놓았다.
이번 개선안을 살펴보면 요양급여비용 사후관리 업무절차는 ‘확인대상 요양기관 선정→진료받은 내용문의→자료제출
요청→
요양기관 자료제출→사실관계 확인→요양기관 방문확인 →방문확인 결과 보고 →부당금액 정산→부당이득금 환수조치 또는
현지조사 의뢰’ 등으로 진행된다.
또한 자료제출은 ▲자료제출 요청시 사유, 요청자료 목록, 범위 등 명시 ▲제출 기한은 1차 15일, 2차
10일의 범위 내에서 기간을 정하되, 요양기관과 협의 통해 단축 또는 연장 가능 ▲자료제출 요청 대상기간은 최소 3개월이 원칙, 추가로 1차
3개월, 2차 6개월, 3차 24개월로 단계적 확대 ▲지역본부장(또는 지사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자료 제출하지 않은 경우, 복지부에
현지조사 의뢰 등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자료확인을 할 때 단계별로 나눴고, 구체적인 기간을 명시한 부분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지침이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도 “개선안을 보면 자료제출 요청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도 4가지나 된다”며 “거짓·부당청구
개연성이 높다면서 자료제출 요청없이 그냥 현지확인을 해버리면 그만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윤용선 회장은 “개선안을 살펴보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확인하다 다른 문제점을 발견하면 이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해놨는데 이는 매우 작위적인 내용”이라며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보다가 언제든지 다른 사안도 조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개선안은 하나의
사안만 보다가 문제가 없으면 바로 종결하는 것처럼 나와 있지만 이를 언제든지 다른 사안으로 확대 가능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계에서 SOP 개선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한 부분은 SOP를 위반할 경우 건보공단 직원을 처벌할 수 있는 내부규정을 마련하라는
것인데 이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반영이 안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공단 감사실이나 이런 곳에서 내부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그동안 의료계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살펴보면 팔이 안으로 굽지 밖으로 굽진 않는다”며 “SOP를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내용이 나와 있어야 하는데 지키지
않으면 내부규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건 처벌하지 않겠다는 소리와 같다”고 강조했다.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cyvaster@news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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