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추진하려고 하는 실손의료보험 청구절차 간소화 시범사업에 대해 위법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의 실손보험 청구절차 간소화 시범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위는 온라인 금융서비스 확대 방안을 담은 '2016년 업무보고'를 발표하면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를 올해 하반기에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환자 요청에 따라 진료비 내역 등을 보험회사에 송부하고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직접 수령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원협회는 "의료기관에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고 의무기록을 타인에게 열람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범사업은 의무기록의 타인열람을 금지한 의료법 제21조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이 실손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므로, 실손보험 청구대행은 법치주의의 기반이 되는 사적자치의 원리를 무시하는 것으로 제3자 사이의 계약에 의해 의료기관에게 부당한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라는 게 의원협회의 설명이다.
또 "약관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여 진료 청구액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청구를 다시 해야 하므로 실손보험 청구대행은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방해 및 재산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며 "의료기관과 하등의 상관이 없는 약관에 근거한 삭감은 진료에 대한 간섭 행위로 보아 의료법 12조에도 위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의원협회는 "금융위원회가 정말로 환자 편의를 위한다고 하면, 이 같은 위법 행위의 소지가 있는 청구대행 시범사업 보다는 보험회사에게 환자들이 약관에 명시된 보험금을 청구할 때 그 절차나 서류를 간소화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의원협회는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운운하며 의료기관에는 갖은 규제를 가하면서도 오로지 보험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위법 행위를 서슴지 않는 금융위원회의 작태를 규탄하고 실손보험 청구대행 시범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질타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에는 "건강보험 청구대행을 전면 중지하도록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야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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