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항목 홈페이지 게재 의무, 의원까지 확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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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개편 200만원~500만원 들어 소규모 의원 부담↑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를 의료기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행정예고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지침 제정안'은 비급여 진료비용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방법에 대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 동안 복지부는 의료기관마다 통일된 고지방법 준수를 통해 국민들이 보다 쉽게 비급여 진료비용을 이해하도록 종합병원급 이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바 있다.
이번 고시는 기존 가이드라인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고지 방법을 표준화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이 복지부의 취지다.
고시 내용에 의하면 비급여 진료비용을 게재한 화면에는 단순히 자료를 게재하는 것 뿐 아니라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별 검색 기능'과 '항목별 나열 기능'을 함께 제공해야 하며, 마우스를 대야 비용이 보이는 방식은 지양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침안이 제시하는 기능을 탑재하려면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해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지침안이 제시하는 기능을 탑재하려면 홈페이지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은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침안 내용에 따라 기존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항목별 나열 기능과 항목명 검색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SQL 쿼리 조정 등 프로그램 코딩 작업을 새로 진행해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서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500만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이는 규모가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게는 적잖은 금전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변인은 “비급여 항목 자체는 국민건강보험에 들어있는 사항도 아닌데, 나라에서 자율규제가 아닌 의무화 규제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사항이다”면서 “병원급 뿐 아니라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는 규모가 작은 의원급에도 지침을 동일하게 강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침안이 시행되기 전에는 의원급에 대해선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고지 의무가 없었고, 병원급도 자율 규제였다”면서 “정부가 홈페이지 개편에 대해 지원이 없는 한 예전처럼 자율적 규제로 돌아가는 것이 맞고, 자율적 규제로 바뀌도록 의협은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원협회도 이와 같은 의협의 주장을 거들었다.
의원협회 관계자는 “홈페이지 개편에 드는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있는 의원은 지침에 따르고, 그럴 능력이 없는 의원은 홈페이지를 폐쇄하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며 “이러한 정부 정책이 어렵고 영세한 의원급 의료기관들을 더욱 더 위축시키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 진료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정한 가격에 따라 진료비를 지불해야 하는 것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이 컸기에 환자들이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고지지침을 마련한 것이지, 의료기관에 규제를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규모가 크지 않은 의원의 경우 홈페이지 개편에 적잖은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의료계 반발과 관련해서, 이 달 내로 의료계와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절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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