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대한 대한의원협회의 입장

최근 보건복지부의 주도 하에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및 여러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에 의원급 의료기관들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 대한의원협회 또한 풀뿌리 의료의 주체로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핵심은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대표되는 일차의료 살리기가 되어야 합니다. 알다시피 국민건강보험의 고질적인 저수가와 의료전달체계의 부재로 인해 일차의료 붕괴가 심각한 상황이며, 더욱이 ‘문케어’로 인한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엔 일부 대형병원들이 의료전달의 원칙을 파괴하면서 일차의료에서 진료 가능한 환자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는 행태 또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개선하려면 우선 전달체계의 취지에 벗어나는 대형병원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보건복지부가 추진해왔던 미온적인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실효성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중증이 아닌 질환으로 상급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비용을 다소 높게 부담하는 정도의 방법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보다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국민들께 접근성이 높은 일차의료를 활성화시키고 반드시 필요한 환자들만 대형병원을 이용하도록 전달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의원은 외래 중심, 병원 및 종합병원은 입원 중심, 상급(중증)종합병원은 중증질환 및 연구 중심이라는 역할 분담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예컨대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 등은 본연의 기능을 도외시한 것으로서, 최소한 공단검진만큼이라도 즉시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환자들은 의원에서 일차 진료를 하고, 의사의 의학적 판단 하에 병원이나 종합병원 그리고 상급(중증)종합병원으로 의뢰되어야 합니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을 찾고자 하는 국민들의 선택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사회보험의 원칙에 따라서 의료의 이용 역시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작금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은 우리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를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저수가와 박리다매로 대변되는 일차의료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가 인상과 더불어 일차의료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의원급 본인부담금 인하나 종별가산제 균등화 등 제도적 개선도 필요합니다. 의료전달체계의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일차의료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때 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대한의원협회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협회는 3만 여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일차의료에 헌신 중인 회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합니다. 복지부 역시 전향적인 자세로서 우리 의견을 경청하고, 가능하다면 의료전달체계개편 협의체에 참여시켜 줄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