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원격진료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밝힌 국회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의료계는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원격진료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여야가 구성키로 한 국회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메르스 사태는 보건의료의 본질을 무시한 복지정책, 저수가에 의한 기형적이고 후진적인 의료시스템, 공공의료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인한 것인데 근본적 원인을 무시하고 원격진료의 필요성을 운운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는 정부의 정치적 사고 방식이 메르스 확산의 원인이다.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최선의 방역대책을 세웠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제대로 된 방역을 못함으로써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회장은 "메르스 사태로 전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를 운운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태"라고 지적하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발언 취소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도 메르스 사태를 엉뚱하게 원격진료와 연계해 시행을 강행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의총 관계자는 "원격진료가 전염력이 강한 감염병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학적으로 단 1초의 고찰도 하지 않고 내뱉은 발언"이라며 "지금의 메르스 사태가 비전문가들이 보건의료정책을 좌지우지 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물인데 또 다시 비전문가들이 위협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르스 여파로 인해 의료계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강남구 학술대회, 20일로 예정된 강서양천 학술대회 등이 연기됐다.
[메디파나뉴스] 이효정 기자 hyo87@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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