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당뇨병약 glimepiride의 오리지널약인 아마릴정이 생동대조약이고, 나머지 약들들은 아마릴정을 대조약으로 한 생동성시험에서 생동성이 인정된 것임. 하지만 이 목록에는 아마릴정과 비교하여 생동성이 인정된 복제약들 사이에도 서로 대체조제할 수 있는 것처럼 표시되어 있음.

 
1) 저가약 대체조제 가능 의약품은?
 
「장려금의 지급에 관한 기준」 고시 제3조에는 “공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으로 대체조제하여 약가차액이 발생한 약국(의료기관의 조제실은 제외한다)에 장려금을 지급한다. 다만,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처방전에 대체조제가 불가하다는 표시를 하고 임상적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경우에는 제외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약사법 27조(대체조제) 2항 1조와 같은 내용이다.
 
약사법 제27조(대체조제)는 “①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처방전에 적은 의약품을 성분·함량 및 제형이 같은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여 조제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②제1항에도 불구하고 약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사전 동의 없이 대체조제를 할 수 있다. 1.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생체를 이용한 시험을 할 필요가 없거나 할 수 없어서 생체를 이용하지 아니하는 시험을 통하여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한 의약품을 포함한다)으로 대체하여 조제하는 경우. 다만,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처방전에 대체조제가 불가하다는 표시를 하고 임상적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품목은 제외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대체조제 조항 중 굳이 약사법 27조 2항 1조만 인용한 것은 오리지널 약을 생동성 인정 복제약으로 대체조제했을 때만 장려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고, 약사법 27조 1항을 인용하지 않은 것은 의사의 사전동의가 필요한 복제약간 대체조제에 대해서는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복제약간 대체조제에 대해서도 장려금을 지급하려 했다면, 약사법 27조 1항도 고시에 인용을 했을 것이다.
 
본 회의 정보공개요청에 대해 식약처는 “우리 처에서는 대조약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등을 통해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한 의약품을 “생물학적 동등성 인정 품목”으로 공고하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표 2). 즉, 식약처장이 생동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이란 특정 오리지널약과 비교한 생동성시험에서 생물학적 동동성을 인정받은 특정 복제약을 의미하며, 따라서 오리지널약을 생동성 인정복제약으로 대체조제 했을 경우에만 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오리지널약 -> 복제약).
 
< 표 2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고된 생동성 인정품목

주) 성분명은 오리지널 의약품(생동대조약)의 성분명을, 제품명은 복제약의 상품명(생동인정 의약품)을 의미함. 즉, 식약처장이 생동성을 인정한 품목이란 오리지널약을 대조약으로 한 생동성시험을 통해 생동성이 인정된 복제약인 것임.

 
그런데 이와는 달리 심평원은 “식약처장이 생물학적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 또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비교대상이 된 생동대조약”이라고 하면서 “생동대조약 처방을 한 경우가 아니라도 동일성분 의약품끼리는 대체조제가 가능하다”며,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은 대체조제의약품이 원처방의약품보다 저렴한 경우 약가차액의 30%가 지급되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곧 복제약간 대체조제에도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공개한 2013년도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현황을 보면, 오리지널약(생동대조약)에서 복제약(생동인정의약품)으로의 대체조제보다는 복제약간 대체조제 건수가 3.6배 많았으며, 장려금 지급액도 3.5배 많았다. 결국 복제약간 대체조제를 허용하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심평원과 복지부는 복제약간 대체조제에도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2) 복제약간 대체조제의 위험성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은 생동성 입증을 위한 생체 내 시험으로서 주성분이 전신 순환혈에 흡수되어 약효를 나타내는 의약품에 대하여 동일 주성분을 함유한 동일 투여경로의 두 제제와 생체이용률에 있어서 통계학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험이다. 구체적인 평가방법은 공고 대조약(예: 오리지널)과 시험약(예: 복제약) 간의 투약시간부터 최종 혈중농도 정량시간까지의 혈중농도-시간 곡선 하 면적(AUCt)과 최고혈중농도(Cmax)에 대한 로그변환한 평균치 차의 90% 신뢰구간이 일반적으로 80 ~ 125% 이내일 때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고 판정한다(식약처 민원신청 답변).
 
이 생동성시험을 통과한 복제약은 오리지널약과 효과가 비슷하다고 보고 대체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특정 오리지널약을 대상으로 생동성이 인정된 수많은 복제약들 사이에도 대체조제 할 수 있다는 것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예를 들어, 복제약 a와 b가 생동성시험에서 비교평가항목(Cmax, AUC)이 오리지널약의 동등성 기준의 양극단에 있다고 가정할 경우 두 복제약간의 약효 차이는 45%에 이른다(a 80%, b 125%). 여기에 동일한 생산 배치(batch)에서 오리지널약의 유효성분 양이 ±5%의 오차를 보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두 복제약간의 약효 차이는 최대 55%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복제약-복제약 대체조제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당뇨병 오리지널약을 대상으로 생동성이 인정된 a, b라는 복제약이 있을 때, a 약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던 환자가 약국이 b 약으로 대체조제한 경우 이 두 약물간 효능의 차이가 최대 55%에 달할 수 있어 극심한 저혈당이나 고혈당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복제약간의 대체조제를 허용하려면 대체하려는 복제약간의 생동성시험을 시행하여 생동성을 먼저 입증해야 할 것이다.
 
3) 결론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은 식약처장이 생동성을 인정한 의약품으로 대체조제 했을 때에만 지급해야 하나, 심평원과 복지부는 식약처장이 생동성을 인정하지 아니한 복제약간의 대체조제에도 장려금을 지급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복제약-복제약 대체조제는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오히려 장려금을 주면서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조금 아끼려다가 국민건강만 해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건보재정이 지출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약사법상 복제약간 대체조제를 할 수는 있다. 단, 의사의 사전동의를 받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복제약-복제약 대체조제에서 이 두 복제약 사이에 생동성이 식약처장에 의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의사의 사전동의를 받는다 하더라도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복지부는 의사의 사전동의 없이 생동성을 득하지 않은 복제약간 대체조제를 한 약사에게 장려금을 지급할 것이 아니라, 약사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최초 위반시 자격정지 15일 처분을 내려야 한다.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복제약간 대체조제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의사의 사전동의 없이 행해지는 약사들의 복제약간 대체조제에 대해 엄중한 법적 처벌을 내려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복지부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받도록 할 것이다. 또한 국민건강을 위협하면서까지 복제약간 대체조제 활성화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건보재정보다는 아예 고비용 저효율인 의약분업을 폐기하고 선택분업을 도입하는 것이 건보재정 절감과 국민건강 보호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