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제시한 제증명수수료 상한금액, 22년 전과 동일?
의원협회, 1995년 마련됐던 ‘증명서 발급수수료 자율관리기준’ 공개
의료기관 제증명수수료 상한제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20여년 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한금액 기준을 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원협회는 복지부가 지난 1995년 의료인단체와 협의해 마련했던 ‘진단서 등 각종 증명서 발급수수료 자율관리기준’을 7일 공개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복지부는 22년 전인 1995년, 제증명수수료 상한금액으로 ▲일반진단서 1만원 ▲출생증명서 3,000원 ▲사망진단서 1만원 ▲입·퇴원확인서 1,000원 ▲병사용진단서 2만원 ▲건강진단서 1만원 ▲장애진단서 10만원 등을 제시했다. 의원협회는 복지부가 최근 마련한 상한금액에서 건강진단서만 22년 전보다 1만원 인상됐다고 했다.
의원협회는 “건강진단서만 제외하면 1995년 자율관리기준의 항목별 상한금액과 이번에 복지부가 행정예고한 ‘의료기관의 제증명수수료 항목 및 금액에 관한 기준’의 상한금액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의원협회는 “22년 전 가격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받으라고 한다면 가만히 있을 사람이나 단체가 어디 있겠느냐”며 “복지부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급여를 22년 전 수준으로 환원하라고 하면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의원협회는 “지난 20년간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면 현행 관행수가보다 1.7배 이상, 복지부 고시안보다 3배 이상 인상됐어야 정상”이라며 “의료계는 국민 불편 감소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억제해 온 것인데 이 가격을 더욱 낮게 책정한 것을 민간 의료기관의 사적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2012년 의료소비자 권리 찾기를 위한 제증명수수료 비용조사 결과 의료기관 제증명 발급용도의 86.2%가 보험회사 제출용이었다”며 “복지부가 국민 불편 감소를 위한다면 보험상품의 혜택범위에 제증명수수료를 포함하도록 주장하고 관철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제증명수수료 상한제에 항의해 거리로 나서는 의사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일방적 제증명수수료 상한액 강제 고시 규탄대회’를 개최한다며 의사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대한평의사회도 이번 집회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평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행정예고한 ‘의료기관의 제증명수수료 항목 및 금액에 관한 기준’ 고시에 대해 “굴욕적인 강제”라며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진료를 접고 참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년의사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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