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강릉 모 원장 사건의 경우 건보공단 자료제출 요구 및 현지확인 거부 후 느낀 강한 심리적인 압박이 자살의 원인으로 예상되는 바, 건보공단의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의원협회의 설명이다. 

의원협회는 건보공단 조사자가 어떠한 잘못을 해도 이들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건보공단의 자료제출과 현지확인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누차 문제제기를 해왔다”며 “건보공단 조사자들의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보니, 조사자들이 어떠한 부당한 행위를 해도 처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 고발을 통해 직권남용으로 그들의 행위를 처벌하려 해도 ‘공무원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며 “건보공단 내부규정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그들의 행위를 제어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원협회는 “2017년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 지침(SOP) 개정안을 봐도 잘못된 조사행위를 처벌할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내부규정에 따라 처분한다고 하나, 어떤 행위를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구체적인 명시는 전혀 없고 요양기관의 설문을 받는다고는 하나 이 역시 SOP 개정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의원협회는 “조사자의 잘못된 행위를 처분할 근거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조사자의 잘못된 행위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의원협회는 건보공단은 현지확인에 대한 2003년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지난 2003년 법제처는 ‘건보공단은 요양기관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의 확인을 위하여 서류확인만으로 부족할 경우에는 요양기관의 임의적인 협력을 전제로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현지확인이 가능하다 할 것입’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법상 명시적인 현지확인규정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부당이득과 관련된 사안을 중심으로 현지확인을 행하여야 할 것이며,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확인업무의 실시는 현행 법률규정상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라는 게 법제처의 해석이다.

의원협회는 “건보공단은 이러한 해석을 무시한채 현지확인 거부 시 현지조사 의뢰를 무기삼아 현지확인을 강요하고 있다”며 “부당이득과 관련된 사안 중심이 아닌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확인을 시행하고 있다. 법제처의 해석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원협회는 현지확인 거부해도 결과는 달라질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현재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을 받는 경우, 월평균 부당금액 및 비율이 행정처분 대상이 되는 경우 복지부 현지조사가 의뢰되고, 기준에 미달할 경우 환수로 종결된다”며 “행정처분 대상이 되는 경우 건보공단의 현지확인과 더불어 어차피 실사를 받게 되어 있으며, 건보공단 확인을 거부하여 실사를 받더라도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환수로 종결된다”고 전했다.

이어 “건보공단 확인을 거부하고 실사를 받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건보공단 확인을 받을 이유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물론 건보공단은 현지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복지부 현지조사를 의뢰할 수는 있으나, 의료계가 전면적으로 공단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그 모든 건을 복지부가 현지조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의료계의 단합된 의지로 공단의 자료제출과 현지확인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바로 공단을 무력화시키는 방안”이라며 “이는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또 “전 의료계에 공단의 자료제출 및 현지확인을 전면적으로 거부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의료계의 단결된 모습이 단일공보험의 횡포로부터 벗어나는 초석이 될 것임을 분명하게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cyvaster@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