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억 2,0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대한의원협회가, 공정위 판결의 핵심이 된 한의약정책과 공무원의 유권해석이 '거짓'이라며 해당 공무원을 고소했다.
지난 8일 대한의원협회(이하 의원협회, 회장 윤용선)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공무원의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의원협회가 공정위로부터 1억 2,0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은 지난 2012년 2월과 2014년 5월 진단검사기관에 한의사와 혈액검사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 때문이다.
과징금 판결이 있기 전 공정위는 의원협회 등 보건복지부에 한의사의 혈액검사 합법 여부를 질의했고, 이에 복지부가 한의사에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의원협회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받게 됐다.
공정위 판결 당시 대한의원협회를 비롯한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 등 3개 의사단체는 판결의 핵심 근거가 된 복지부의 유권해석이 우리나라 의료 면허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으로, 한의사의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의원협회는 그간 한의사의 혈액검사를 '불법'으로 유권해석을 했던 복지부가 갑자기 말을 바꿔 혈액검사를 '합법'으로 유권해석을 한 데 대해 당사자인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공무원이 고의적으로 중과실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의원협회에 따르면,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공정위에 의정 65507-914의 민원 답변을 근거로 1995년 이후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하여 환자 진료에 필요한 임상검사를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으며, 이후 입장의 변화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의원협회는 즉각 "복지부가 인용한 의정 65507-914의 내용을 복지부 한의약정책과가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답변했으며, 1995년 이후 한의사 혈액검사에 대한 복지부의 견해에 변화가 없다는 태도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당시 의정의 원문과 복지부가 인용한 내용을 공개하며 "다른 의료기관에 임상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의미는 2011년 12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의 답변처럼 한의에서 혈액을 직접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채혈부터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까지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의사 혈액검사에 대한 복지부의 견해에 변화가 없었다는 한의약정책과의 답변 역시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의원협회가 진단검사기관에 공문을 보낼 당시 한방 혈액검사에 대한 복지부의 최종 유권해석은 2011년 7월 22일의 유권해석으로 "한방의료 행위로서의 혈액검사의 의미는, 한의사가 한방의학적 이론에 근거해 혈액의 점도, 어혈 상태를 살펴 진찰, 치료, 연구 목적으로 한 한방의료 영역의 검사를 의미함을 밝힙니다. 양방의학적 이론에 의한 혈액검사와 같은 의료행위는 한의원에서 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이며, 이외에도 한방의 혈액검사를 불법으로 규저한 유권해석이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용선 의원협회 회장은 "복지부 한의약정책과의 거짓 답변이 공정위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며, "거짓 답변을 한 한의약정책과 공무원들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로 검찰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원화된 우리나라의 의료 면허체계를 복지부가 스스로 무시했다"며 "국민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에 대해 공무원이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거짓 답변을 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으로 공무원으로 자격이 없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방정책과의 악의적 유권해석이 지극히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윤 회장은 "심판 당시 공정위는 마치 구색 맞추기 식으로 3개 단체의 프레젠테이션 등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공정위에서 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의나 외부에 자문을 구하기 부족한 시간인 5일여 만에 유권해석 결과를 내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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