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임신 중 한약복용의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한의사협회의 보도자료는
오히려 한약의 위험성을 인정하거나 경고하고 있다. :namespace prefix = o />
대한의원협회(이하 본 회)는 국내외 논문 및 보고서 분석을 통해 백출, 감초, 인삼, 안태음 등 임신 중 많이 사용하는 한약의 상당수가 유산, 조산, 선천성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지난 3월 2일 "태아와 산모에 위험한 한약이 처방된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별첨 1, 2].
그러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지난 3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 회의 성명서를 터무니없는 거짓이라 반박하고, 한약이 태아와 산모의 건강은 물론 난임치료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 회가 한의협의 보도자료와 첨부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바, 한의협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본 회의 성명서 내용을 더욱 인정하는 자료도 있음을 발견하였다. 본 회는 한의협 보도자료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반박하고자 한다.
한의협의 주장 - 1
"대한의원협회의 성명서가 왜곡된 해석과 설계 오류가 있는 논문 및 연구를 참고문헌으로 인용하고 연구자체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는 논문을 자료로 첨부하였다."
한의협이 첨부한 논문은 본 회가 인용한 참고문헌 중 2편이 타당성, 일관성 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다 [별첨 3]. 이 2편의 논문은 동물실험을 통해 중국에서 임신 중 많이 사용되는 20종의 한약재 및 백출의 생식독성(태아흡수, 성장제한, 선천성 기형)을 확인한 연구로서 세계 유수의 학술지인 Human Reproduction(인간생식)에 게재되었다 [별첨 4, 5].
만약 [별첨 3]의 저자들이 2편의 논문에서 심각한 오류를 발견했다면, Human Reproduction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거나 이를 반박하는 논문을 게재했어야 한다. 그러나 [별첨 3] 논문은 학술지의 영향력, 수준, 가치를 판단하는 인용지수(Impact Factor)에서 Human Reproduction(4.621)보다 훨씬 떨어지는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1.935)에 게재되었다. 만약 Human Reproduction지가 2편의 논문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다면 게재를 취소했을 것이나, 지금도 여전히 게재되어 있다. 따라서 한의협이 제시한 논문은 본 회가 인용한 참고문헌의 결과를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더군다나 한의협이 인용한 논문은 "중국한약 대부분은 기형발생 위험과 관련하여 임신 중 안전성이나 위험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 임신 중 중국한약의 위험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별첨 3]. 즉, 이 논문마저도 한약의 안전성과 위험성에 대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한의협은 이 논문을 근거로 한약이 태아와 산모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혀 엉뚱한 주장을 한 것이다.
한의협의 주장 – 2
"대한의원협회 성명서의 참고문헌 내용은 제한된 연구환경에서 약재별로 특정 용량 이상일 경우의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언급일 뿐 실제 한의 임상환경에서의 한약의 위험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아마도 한의협은 [별첨 3] 논문이 별첨 4, 5 논문에서 실험한 한약재 투여량이 중국약전에 수록된 상용용량 최대치를 일부 초과했다고 한 것을 두고 이처럼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별첨 3] 논문은 [별첨 5] 논문에서 사용한 백출 용량 12g은 상용용량의 중간값이 아니라 최대치로서 실험동물에서는 상용용량의 1-6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한의사들이 작성한 논문에 의하면, 국내에서 산모에게 사용한 백출의 평균용량은 19.07(±7.15)g이고 용량 범위는 5.63g에서 26.67g 사이였다[별첨 6]. 국내에서 백출의 최대 사용량 26.6g은 중국약전에서의 최대 상용용량 12g보다 무려 2.2배나 높다. 따라서 실제 임상환경에서의 한약의 위험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한의협의 주장은 국내 임상환경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내린 아주 잘못된 주장이다.
이는 국내 지자체의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결과를 검토한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별첨 7]. 이 논문에서는 [별첨 5] 논문에 대해 "임신 동물에서 임상환경에서의 용량 범위 내에서 백출의 잠재적인 생식독성이 확인되었다"고 기술하였다.
한의협의 주장 – 3
"임신 중 한약복용 안전성 부분에서도 국내 관련 논문 총 52개와 임신 중 한약을 복용한 여성들 중 추적조사가 가능한 395례를 검토한 결과 임신 중 한약복용과 관련하여 부작용에 대한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은 한의협 첨부파일 2의 "임신 및 수유 중 한약 안전성 정보"에 상술되어 있으나, 자료의 출처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본 회가 찾아본 바, 그 출처는 한의사들이 문헌검토를 통해 임신 중 한약의 사용 및 안전성을 평가하여 SCIE급 학술지인 유럽통합의학회지에 실은 논문이었다 [별첨 6].
이 논문 저자들은 "한약과 관련한 경미한 부작용을 보고한 연구는 극히 적지만, 전향적인 대규모 연구가 없어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임신 중 한약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즉, 저자들은 임신 중 한약복용의 안전성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한의협이 이 논문을 인용하여 임신 중 한약복용의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엉터리 주장일 뿐이다.
또한 한의협이 제시한 첨부자료 마저도 유산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감초는 적정기간 적정량 투여가 필요하며, 임신초기 황련 사용시 소아암 발생 가능성, 백출의 생식발생독성의 객관적 근거 인정, 속단의 배태자독성 결과 인정, 인삼의 임신초기 과량복용 주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약이 임산부에 안전하다고 한의협이 첨부한 자료마저도 한약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한의협의 주장 – 4
"절박유산이나 임신에 한약복용이 독성을 유발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오히려 한약과 양약을 병용 치료한 군이 양약을 단독으로 복용한 군보다 독성 및 기형 유발률이 낮게 나타났다(첨부파일 3 참조)"고 하였다.
한의협이 제시한 논문은 "메타분석에서 서양의학 대조군보다 한약 및 서양의학 병용군에서 절박유산 중재실패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이 입증되었다"고 기술하였다. 한의협의 주장처럼 "한약과 양약을 병용 치료한 군이 양약을 단독으로 복용한 군보다 독성 및 기형 유발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한의협은 논문의 내용을 고의로 왜곡한 것이다.
한의협의 주장 – 5
"대한의원협회가 문제 삼은 약재를 보면, 현재 중약전에서 임산부에게 문제가 있는 약재의 경우 ‘잉부신용’, ‘잉부금기’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중 ‘지각(枳殼)’을 제외한 다른 약재들은 임산부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임신 중 처방하는 한약재 중 '도인', '육계', '목단피' 등 역시 중약전의 신용약물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12년 '대한한의사협회 고운맘 카드지침에 담긴 임신 중 한약 사용 주의' 표에는 '도인', '건강', '육계', '반하', '의이인' 등이 임신 중 신용해야 할 약물에, '지각', '천궁', '현호색', '속단', '당귀' 등이 다량 사용시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한약에, '목단피', '반하' 등이 다량 사용 시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한약에 포함되어 있다.
결국 중약전과 한의협 지침에서 아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거나 자궁수축 및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한약재들이 국내에서 임신 중에 많이 처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 결 론
임신 중 한약복용의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한의사협회의 보도자료는 의도적으로 논문을 왜곡하여 해석하고, 국내 임상환경에서 사용되는 한약재의 용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하였으며, 그들이 첨부한 자료는 임산부에서 한약의 안전성은커녕 오히려 한약의 위험성을 인정하거나 경고하는 자료였다.
유산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감초는 적정기간 적정량 투여가 필요하며, 임신초기 황련 사용시 소아암 발생 가능성, 백출의 생식발생독성의 객관적 근거 인정, 속단의 배태자독성 결과 인정, 인삼의 임신초기 과량복용 주의 등의 내용이 그 예이다.
한의협이 주장했던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의해 처방되는 한의난임치료 한약은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었다.”는 내용은 그 어느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한의협은 국민들을 상대로 명백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들은 임산부와 태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한방난임치료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러한 지자체 사업결과를 연구하여 한방난임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삼고 있고, 심지어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연구에 수천 만원의 국가연구비를 지원해 주었다. 임산부를 마루타로 삼아 임상시험을 하는 꼴이다.
결론적으로 임산부에서 한약이 안전하다는 한의협의 보도자료에 첨부된 자료들은 오히려 한약의 위험성을 인정하거나 경고하는 자료였으며, 한의협은 자료를 고의로 왜곡 해석하여 국민들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다. 한의협이 의료인 단체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고 지자체와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임신 중 한약복용의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 별첨 자료 >
[별첨 1] [대한의원협회 성명서] 태아와 산모에 위험한 한약이 처방된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2017-03-02).
[별첨 2] [별첨자료] 임신 중 한약복용이 태아와 산모에 미치는 영향 (2017-03-02)
[별첨 3] Axel Wiebrecht, Wilhelm Gaus, Simon Becker, Josef Hummelsberger, Kirsten Kuhlmann. Safety aspects of Chinese herbal medicinein pregnancy—–Re-evaluation ofexperimental data of two animal studiesand the clinical experience.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2014) 22, 954—964
[별첨 4] Chi Chiu Wang, Lu Li, Ling Yin Tang, and Ping Chung Leung. Safety evaluation of commonly used Chinese herbal medicines during pregnancy in mice. Human Reproduction, Vol.27, No.8 pp. 2448–2456, 2012
[별첨 5] L. Li, L.Y. Tang, Gene C.W. Man, Benson H.Y. Yeung, Clara B.S. Lau, P.C. Leung, and C.C. Wang. Potential reproductive toxicity of Largehead Atractylodes Rhizome, the most commonly used Chinese medicine for threatened miscarriage. Human Reproduction, Vol.26, No.12 pp. 3280–3288, 2011
[별첨 6] Junyoung Jo, Sun Haeng Lee, Jin Moo Lee, Hyangsook Lee, Seung Jun Kwack, Dong Il Kim. Use and safety of Korean herbal medicine during pregnancy: A Korean medicine literature review.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8 (2016) 4–11
[별첨 7] Junyoung Jo, Tae-Hun Kim, Min Kyung Hyun, Hyunho Kim, Dong Il Kim. Traditional Korean medicine for female infertility: A review of results from infertility support programs in Korea.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8 (2016) 847–853
2017년 3월 23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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