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한방 혈액검사 위탁관련 공정위 결정에 대한
대한의원협회의 입장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한의원협회(이하 본 회)가 2012년과 2014년에 진단검사기관에 한의사의 혈액검사위탁을 받지 말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지난 10월 21일 1억 2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공정위는 이 사안을 심사하기 위해 복지부에 한방 혈액검사의 합법 여부를 질의하였고, 복지부는 “1995년 이후 한방의 혈액검사 위탁은 합법이며, 지금까지 복지부의 입장이 달라진 바 없다. 최근 2014년 3월의 유권해석 역시 한방의 혈액검사는 합법이다.”라는 답변을 했고, 공정위는 이 답변을 근거로 “한방의 혈액검사는 합법”이라는 전제하에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의 답변은 명백한 허위이다.
1. 1995년 이후 한방의 혈액검사 위탁은 합법이며, 지금까지 복지부의 입장이 달라진 바 없다는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주장의 허구성
1) 의정 65507-914의 정확한 내용
한방의 혈액위탁검사가 합법인지 여부를 알기 위해 공정위는 복지부에 질의를 하였고,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공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우리부는 1995.8.4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하여 환자진료에 필요한 의학적, 진찰, 진단이나 임상검사 등은 다른 의료기관 등에 의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민원 답변(의정 65507-914)한 바 있고, 수차례에 걸쳐 “한의사는 환자진료에 필요한 의학적 검사를 의료기관 등에 의뢰하고, 그 결과를 한방치료에 참고 활용할수 있다.”고 민원 답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의정 65507-914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다른 의료기관에 임상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것은 한의원에서 혈액을 직접 채취하여 검사를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채혈부터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까지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실제로 2011.12.6 보건의료정책과는 “한의사 또는 한의사의 지시 하에 간호사 등이 한방의료행위로 보기 어려운 간기능 검사 등을 위해 채혈을 하는 것은 의료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진료에 필요하나 한의학적 원리에 근거하지 아니한 보조적인 검사 등을 위해서는 다른 의료기관에 환자를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원래 내용에도 없는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하여”라는 문구를 임의로 삽입하여 허위의 내용을 답변한 것이다.
2) 한방의 혈액검사는 불법이라는 복지부의 의견들이 다수 있다.
본 회가 진단검사기관에 공문을 보낼 당시 한방 혈액검사에 대한 복지부의 최종 유권해석은 2011.7.22.의 유권해석이다. 이 유권해석에서는 “한방의료행위로서의 혈액검사의 의미는, 한의사가 한방의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혈액의 점도, 어혈 상태를 살펴 진찰, 치료, 연구 목적으로 한 한방의료 영역의 검사를 의미함을 밝힙니다. 양방의학적 이론에 의한 혈액검사와 같은 의료행위는 한의원에서 할 수 없습니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1995년 이후 한방의 혈액검사를 불법으로 규정한 유권해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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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 환자 진단 치료 및 학술연구를 위해 소변과 혈액을 채취하는 것은 가능하다(한방65507-353, 1999.11.12)
- 한방에서 환자의 진단 치료 및 학술연구를 목적으로 소변 채취 검사 등을 하거나 피를 뽑는 채혈 행위는 가능하다 할 것이나 양방의학적 이론에 의한 검사를 목적으로 채혈할 수는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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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 소변검사, 임상병리검사와 같은 의료행위는 한의사의 의료영역이라 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복지부 홈페이지 민원회신 2003.05.13) |
이렇듯 본 회가 공문을 보낼 당시 유효한 유권해석은 “한방의 혈액검사는 불법”이라는 해석이었다.
3) 공문 보낼 당시에는 한의사 스스로도 한방 혈액검사는 불법이라고 인식
2013년 10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중소기업인 34명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한의사인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최주리 이사장은 “혈액검사를 실시하려고 해도 한의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각종 규제를 풀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답변을 통해 “채혈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정부에서도 갈등을 잘 조정해서 무조건 안된다고 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 해결해 줄 것”을 청와대 관계자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복지부 공무원의 주장대로 1995년 이후 한방의 혈액검사 위탁이 합법이라면 한의사가 위와 같은 요구를 할 리도 없고, 박근혜 대통령도 위와 같이 답변했을 리 없다. 또한 한방의 혈액검사가 합법이었다면 2014년 3월 혈액검사기 사용에 대한 질의를 한의사협회가 복지부에 했을 리도 없다.
결국 본 회가 진단검사기관에 공문을 보낼 당시에는 한의사들 스스로도 한방의 혈액검사는 불법이라고 인정했다는 것이다.
2. 한방의 혈액검사는 합법이라는 2014. 3. 19 복지부 유권해석의 문제점
지난 2014.3.14. 한의사협회는 “한의사가 혈관 등에서 혈액을 뽑아 검사결과가 자동으로 수치화되어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사용하여 진료하는 행위가 가능한지 여부”를 복지부에 질의했고, 복지부는 불과 5일만인 2014.3.19. “기초적인 결과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고, 작동이나 결과 판독에 한의사의 진단능력을 넘어서는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과 한의대 교육과정에서 교육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한의사의 안압기 등의 사용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는 헌재 2013.12.26. 판결을 근거로 “채혈을 통해 검사결과가 자동적으로 수치화되어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라고 유권해석을 하였다.
이 유권해석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1) 공개 시점
본 회가 두 번째 회사에 공문을 보낸 시기는 2014년 6월이며, 위 유권해석이 나온 시기는 3달 전인 2014년 3월이다. 그러나 위 유권해석은 복지부에서 한방에 전달만 했지, 외부에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2015년 1월 한방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기자회견장에서 뒤늦게 공개가 되었다. 따라서 본 회의 행위시점에는 한방의 현대의학적 혈액검사는 불법이라는 2011년 유권해석이 유효한 시점이다.
2) 절차적 하자
의료계와 한방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사안에 대해 복지부가 과거 자신들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유권해석을 할 때에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야 함에도 의료계의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았다. 특히 위 유권해석이 나올 당시 의료계는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저지를 위한 대정부투쟁 과정이어서, 의료계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괘씸죄를 적용했을 것이라 본다. 2014. 3월 의료계 투쟁이 한창이던 2014. 3.14 한의사협회는 복지부에 질의를 했고 복지부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5일 만인 2104. 3. 19 답변을 했다는 것은 한의사협회와 복지부 사이의 밀실야합도 의심되는 부분이다.
3) 채혈과정에 대한 현대의학적 이론
채혈이라는 과정은 혈액의 물리학적 화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향후 결과치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선행된 후 시행되는 지극히 현대의학적 검사방법의 하나이다. 채혈 장소 역시 검사항목에 따라 동맥혈, 정맥혈 등 다양하며, 용혈을 막기 위한 주사바늘의 선택 등 다양한 현대의학적 고려가 필요하다. 채혈된 검체의 저장, 분리, 보관 등 다양한 현대의학적 지식이 필요하며, 채혈에 의한 부작용 대처 역시 현대의학적 지식이지 한방의학적 지식은 아니다.
4) 자동측정기와의 혼동
혈액검사는 자동측정기가 아니다. 혈압계나 당뇨측정기처럼 간단하게 수치가 나오고 그 수치에 대한 해석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동측정기라면 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맞을 수 있으나, 단순히 수치가 자동으로 산출된다 하여 혈액검사를 자동측정기처럼 고려할 수는 없다.
검사가 자동으로 산출되니 누구나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모든 수치가 자동으로 계기판에 나타나니 누구나 비행기 조종을 할 수 있다는 발상과 전혀 다를 바 없다. 혈액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은 전문적인 수련을 받은 의사조차도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실제 검사항목에 따라 다른 전문의에 검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수치가 자동으로 나온다 하여 자동측정기처럼 고려하여 한의사에게 검사해석을 허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복지부가 공정위에 제출한 답변은 명백한 허위이며, 2014.3.19. 유권해석 역시 여러 이유로 인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공개시점 역시 본 회가 공문을 보낸 이후 공개된 것이므로, 본 회의 행위를 재단할 수 있는 유권해석은 아니라는 것이다.
본 회가 진단검사기관에 공문을 보낸 당시에는 2011년 유권해석에 따라 한방 혈액검사가 불법이었다. 애초에 의료계와 한방은 서로 다른 학문적 체계로 경쟁관계도 아니며, 본 회의 공문으로 인해 진단검사기관의 실적이 감소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혈액검사 자체가 불법인 상황에서 혈액검사를 못하게 했다고 한의사가 피해볼 일도 없으며, 한의원의 불법행위를 막았다면 소비자 권익이 침해되기는커녕 오히려 향상되는 것이다. 따라서 본 회의 행위는 불공정 행위가 아니었으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역시 잘못된 것이다.
본 회는 공정위 과징금에 대해 단돈 1원도 인정할 수 없으며, 행정소송을 통해 반드시 본 회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밝힐 것이다. 또한 공정위에 허위사실이 적시된 공문을 발송한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공무원에 대해서는 위법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위법사항이 있는 경우 복지부 공무원에게 민형사상의 법적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
2016년 10월 30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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