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대체 조제 활성화 논란…

"심평원에만 간접통보"vs"복제약 가격 인하부터"

허지윤 기자

지난 20일 국회에 제출한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시정·처리 요구 사항 처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심평원은 대체 조제할 경우 환자와 의사에 보고할 필요 없이 심평원 DUR 시스템을 활용해 ‘간접통보’(약국→심평원→처방기관)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및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므로 관련 부서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대체조제하는 약사가 의사와 환자에게 해당 사실을 직접 통보하는 것이 아닌, 심평원에 간접 통보로 바꾸는 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원협회 관계자는 “2012년 동일성분 동일가격으로 약가제도가 바뀐 이후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약과 복제약의 약가는 거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비싼 상황”이라며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면 약제비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한의원협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오리지널 고혈압 약인 엑스포지정과 복제약 77품목 중 70개가 동일 약가입니다. 또 오리지널 고혈압 약인 노바스크정은 복제약보다 오히려 1원이 더 싸고 위궤양에 처방하는 오리지널약 넥시움은 복제약에 비해 25원이 더 저렴합니다.
협회는 “대체조제 활성화가 재정 절감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복제약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20~35% 정도로 인하시키는 정책이 선행돼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간접통보 방식으로 전환한다 해도 제도 효과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한 약이라고 해도 매번 약이 바뀌면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대체조제를 활성화할 경우 오히려 약사들의 불용(不用)재고약을 처리하는 용도로 악용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의원협회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2009년부터 2년 반 동안 환자에게 저가약을 조제해 주고서는 동일 성분의 고가약을 조제한 것처럼 부당청구 혐의가 있는 약국이 전체 약국의 80%인 1만6000여 개소에 이르렀다”며 “이 사례는 의약분업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히려 선택분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대체조제를 간접통보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일단 이를 두고 의료계 내부 의견이 다른 만큼 우선 합의가 필요하고, 이와 관련한 법 개정이 선행돼야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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