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료계가 심가기준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요구했다.
대한의원협회(이하 의원협, 회장 송한승)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불투명하고 일관성이 없는 심사로 의사의 진료권과 국민들의 수진권 침해하고 있는 현재의 심평원 심사체계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평원은 자신들의 몸집 불리기와 안위에 전념할 것이 아니라 심사기준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바탕으로 의료계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건강보험 심사체계로 전면 개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심평원이 김명연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심평원의 진료비 삭감에 대해 의료기관이 이의신청을 한 건수가 지난 2013년 54만 3482건에서 2016년 93만 3461건으로 3년 사이 72%나 급증하였고, 이의신청 금액도 같은 기간 620억 원에서 1022억 원으로 65%나 늘었다.
이러한 이의신청 청구건에 대해 심평원이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가 적절했다고 인정한 인정률은 2013년 40.1%에서 2016년 52%로 3년 사이 10%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이의신청 인정률은 10건 중 약 7건(68%)이었다. 게다가 심평원이 불인정한 건에 대해 의료기관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최근 3년간(2013년∼2017년 6월) 총 54건이었고, 이중 63%인 34건에서 의료기관이 승소하였다.
현행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이 환자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진료비를 심평원에 청구하면, 심평원은 자체적인 요양급여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한다.
이때 청구한 진료내역이 급여기준에 맞지 않으면 청구한 진료비를 삭감한다.
이와 같이 의료기관의 이의신청 건수와 심평원의 인정률 및 법원의 승소율이 해가 갈수록 급증하는 것은 심평원의 심사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나타낸다고 의원협은 지적했다.
더군다나 이의신청 인정금액 중 의료기관의 의학적 타당성 입증으로 인정받은 비율이 2016년도에만 해도 73%에 달한다는 점은 더더욱 심평원 심사의 부적절성을 확연히 드러내주고 있다는 설명.
의원협은 "심평원의 부적절한 심사에 의한 무분별한 삭감은 의사로 하여금 의학적 판단을 바탕으로 소신있게 환자를 진료하게 하기 보다는 심평원의 심사기준에 맞추어 소극적인 진료를 하게 만든다"고 호소했다.
따라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는 것. 이는 곧 의학적 기준에 의한 최선의 진료가 아니라 심평원의 심사기준에 의한 진료, 즉 '심평의학'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는 것이다.
의원협은 "심평원의 막대한 영향력 때문에 의료계는 심사기준의 투명성과 일관성 있는 심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심평원은 의학전문가인 자문의사를 통해서 심사를 하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의료계의 요구를 무시해 왔다"며 "이로 인해 수많은 의사들은 엄청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면서 심평원과 끓임없이 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소송으로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낭비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건강보험 심사체계로 전면 개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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