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의원협회, 보호자 대리처방에 대한 수가 합리화 요구

보호자 대리처방과 관련된 개정 의료법의 시행(2020. 2. 28. 시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이번 의료법 개정 이전에도 보건복지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건강보험 관련 규정에서 예외적으로 가족에 대하여 ① 동일 상병, ② 장기간 동일 처방, ③ 환자 거동 불능, ④ 주치의가 안정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만 처방전 대리수령과 방문당 수가 산정을 인정하고 있었으며,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고시에 의거하여 재진진찰료 소정점수의 50%를 산정하였다.

개정 의료법의 내용도 종전 보건복지부의 행정해석과 그 요건이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개정 의료법에 따르면, ①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한 상병(傷病)에 대하여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로서(또는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 ② 해당 환자 및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③ 일정범위의 가족 또는 노인의료복지시설 근무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대리수령자)에게 대리처방이 가능하다. 대리처방시 처방전의 발급 방법·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개정 의료법의 시행일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하위 법령인 대통령령과 보건복지부령이 정해지지 아니하여 대리수령자의 범위나 처방전의 발급 방법·절차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아니한 상황이다. 다만 진찰료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고시가 개정되지 않는 한 종전과 같이 재진진찰료 소정점수의 50%를 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송한승, 이하 의원협회)는 개정 의료법의 시행을 앞두고 보호자 대리처방에 대한 종전 수가의 불합리함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한승 회장은 “보호자 대리처방에 대해 재진진찰료의 50%로 산정된 수가는 명백히 불합리하다. 두 가지 측면에서 불합리한데, 첫째, 환자의 입장에서 저렴한 본인부담금을 적용받기 위해 보호자 대리처방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 둘째, 공급자인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행위량과 위험도를 고려할 때 더 높은 수가를 인정받아야 함에도 합리적인 근거 없이 오히려 더 낮은 절반의 수가만 인정받는 불합리함이 발생한다.”라고 밝혔다.

50%로 산정된 수가는 대리처방 악용을 부추겨 의료법의 취지에 반함

인터넷의 일부 게시글에는 보호자 대리처방시 본인부담금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진료비를 아낄 수 있는 비법인 것 마냥 정보가 공유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의료법은 직접 진찰한 의사가 직접 진찰한 환자에 대해서만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극히 예외적이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보호자 대리처방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개정 의료법에서 요건에 맞지 않음에도 대리로 처방전을 수령한 보호자도 형사처벌(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한 취지도 대리처방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본인부담금을 50% 할인을 해주는 현행 수가 체제는 대리처방을 악용할 인센티브를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리처방은 직접 진찰 후 처방과 비교할 때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추후 추가적인 의료비 발생의 가능성도 높고 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소요 가능성도 높다. 그러므로 본인부담금 할인을 해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은 본인부담금을 적용함이 합리적이다.

행위량과 위험도 측면에서 오히려 대리처방의 수가가 높아야

수가는 의료행위별 업무량, 진료비용, 위험도를 고려하여 정해진다. 보호자 대리처방과 직접 진찰 후 처방을 비교할 때 진료비용에 있어서 차이는 없다고 할 것이나, 의료행위별 업무량과 위험도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보호자 대리처방이 더 높다고 할 것이다.

의료행위별 업무량을 살피면, 보호자 대리처방은 보호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해야 하므로 진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상담을 통해 확인할 사항이 많아지는바 직접 진찰 후 처방의 경우보다 업무량이 많아짐은 당연하다. 또한 직접 진찰을 하지 아니한 이상 위험도가 현저히 증가함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특히 개정 의료법에서는 ‘해당 환자 및 의약품에 대한 안정성을 인정하는 경우’를 대리처방의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상적인 내용은 엄밀한 의미에서 ‘요건’이 아니라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을 지우기 위한 근거 규정으로 작용할 뿐이다. 즉, 의료법 규정 자체가 대리처방의 위험도를 인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의료행위별 업무량이나 위험도를 고려할 때 보호자 대리처방의 경우가 직접 진찰 후 처방에 비해 수가가 더 높아야만 하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고시에 의거하여 재진진찰료 소정점수의 50%를 산정하는 것은 상대가치점수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행 수가체계에 부합하지 아니함이 분명하다.

보호자 상담료 등의 신설이 필요

송한승 회장은 “일부 환자들에 의한 대리처방의 악용과 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손실을 막는 한편 공급자인 의료기관에 대한 정당한 수가 보상을 위해서는 보호자 상담료 등을 신설하여 보호자 대리처방에 대해서 더 높은 수가를 인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밝히면서, “원칙과 예외가 있을 때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서 더 낮은 비용을 인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부당한 일이다.”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2019년 11월 24일

바른 의료 국민과 함께

대 한 의 원 협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