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의원협회, 건보공단 임직원에 특사경 권한 부여 반대

MBC는 지난 16일 뉴스데스크 방송을 통해 “[법이 없다] 수천억 줄줄새는 '사무장 병원' 왜 못 막나?”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해당 보도를 통해 MBC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사무장 병원 문제로 건강보험공단 재정에 막대한 손실이 나고 있지만 국회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손실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법률이란 사무장병원에 면허를 빌려준 의료인도 형사처벌을 하는 것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이하 ‘수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의미한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송한승, 이하 의원협회)는 2019년 11월 24일 ‘제9회 대한의원협회 추계 연수강좌’를 맞이하여 개최된 보건의료전문언론매체 기자회견을 통해 위 의료법 개정안의 내용 중 공단의 수사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송한승 회장은 “공단은 보험자로서 공급자인 의료기관과 대등한 관계인 것이 원칙이다. 민사적으로 보면 공단은 요양급여에 대한 채무자이고 의료기관은 채권자에 해당한다. 즉,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강제적인수사를 할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므로, 이는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면서, “게다가, 그동안 공단 현지확인 단계에서의 조사 과정상 문제점들을 보면 과연 공단이 수사권을 달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의원협회는 공단 현지확인 및 복지부 현지조사를 받는 회원들이 적법한 방어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실사 상담 서비스’를 협회가 창립된 2011년부터 진행해 왔다. 의원협회는 이와 같은 실사 상담 서비스 진행하면서 공단의 조사 과정상의 수많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공단 자신이 정한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지침(속칭 SOP)’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공단 직원이라는 지위를 남용하여 법적 근거 없이 자료를 제출케 하거나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조사를 받던 의료기관의 원장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진 바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사 종료 후에 조사관들이 작성한 확인서에 서명을 강권하는 일이 흔하며, 그 내용에 동의하지 못하여 서명을 거부할 경우 조사 대상 기간이나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겁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의원협회의 한 임원은 “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함부로 부여할 경우 권한 남용의 가능성이 너무도 크다. 공단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경영평가를 받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경영평가 성과급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부당청구 적발은 공단의 성과에 해당한다. 이렇듯 직접 이해당사자인 공단에 수사 권한을 준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송한승 회장은 “사무장병원인지 여부는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개설자가 누구인지의 일반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의료기관에서 발생된 매출 등의 자금 흐름이 어떠하냐 등이 사무장병원인지 정상적인 병원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금융거래 내역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고 검경 등 기존의 수사기관이 더 전문성을 가진다고 본다.”라고 하면서, “사무장병원은 현저히 많은 부당청구를 일삼는다는 점에서 공단이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병원을 맨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공단이 먼저 발견하였다고 하여 공단에 수사권까지 부여할 것이 아니라 검경 등 기존의 수사기관과의 협조 체제를 개선하여 조기에 사무장병원을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공단은 사무장병원을 핑계로 수사권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단에 대한 수사권의 부여는 수많은 부작용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2019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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